[딥 프린시플 2]이화O님 감사왓칭일기




감사와 귀함의 크기를 가늠도 못했던 새벽 수련에서,  마지막 즈음이 되어서야,  그저 너무나도 귀한 기회였음을 깊게 깨달았던 하루입니다.


삶이 정해진 것이 없거늘, 상처받지 않겠다는 미명 아래,  수 없이 많은 틀, 필터를 만들어두면서 살았습니다. 정해진 것이 없는 것에서,  구태여 경직된 틀로 바라보니,  부자연스럽고,  그러니 삶이 괴롭게 느껴졌던 것인 듯 합니다. 적어도 과거에는 그렇게 해야 안전하다고 여기고,  상처받지 않는다고 여겼습니다.

그렇지만 그 것이야말로, 나 스스로를 가두는 감옥이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으로 ‘명료’하게 만나게 되었습니다. 그 틀이 처음에는 상처를 막아주는 듯 하였으나,  결국 고립되어,  제 안에서 썩어가는 상처가 되었다는 것을 느낍니다. 그렇게 고인 염증이 오래되서 잘 볼 수도,  느낄 수도 없었는데,  이번에 처음으로 나의 거대한 틀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고,  그 틀을 깨고,  하나를 또 넘어가는 경험을 하였습니다.


오늘 수련을 하면서,  삶이 별 다른 것이 없다. 거대하고 위대하고 웅장한, (제가 만든) 이상향의 무엇이 아니라,  그저 별게 없다는 것. 모든 것은 변하고,  정해진 것이 없고,  자연스럽게 이치와 순리에 맞게 흘러간다는 것. 

단지 이 넓은 우주에서 ‘인간’이라는 생명의 존재로 태어났고,  생명이 귀한 것임을,  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,  그래서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을 귀하게 여기고 사랑하는 것이 전부라는 마음이 올라왔습니다. 


그 마음이 바탕이 되어 생활을 하니,  나의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 더 솔직하고 진심으로 대하게 되고,  사랑의 마음이 느껴지니, 그들 혹은 그것들에게 집중하는 마음이 생깁니다. ‘나’보다 상대에게 집중이 되는 느낌도 듭니다. 

이렇게 귀한 자각을 제가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, 어안이 벙벙합니다. 


여전히, 저는 부족하고 이런 자각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, 습관의 생각이 한 켠에 올라옴을 느끼지만, 또 새롭게 느껴지는 것은, 인간은 누구나 완전하지 않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며, 그렇기에 노력하고 의지를 내면서 혹은 서로 도우며 그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나가는 존재라는 마음도 듭니다.


오늘 수련을 마치고, 나와 운전을 하며 틀어둔 음악의 알고리즘에, 조용필의 ‘바람의 노래’를 듣게 되었습니다. 오래전 이 노래를 들었을 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고, 들을 때마다 마음이 움실거렸습니다. 감성의 영향을 많이 받는 성격이라 그런가 했지만, 들을 때마다 한참을 머물게 되는 노래였는데, 오랫만에 너무 우연히, 수련을 마치자마자 이 노래를 다시 만났고, 노래의 가사가, 너무나도 수련의 자각과 연결되어, 깊게 느껴졌고, 감사함도 느껴졌습니다. 


 제 안에 이렇게 사랑이 있음을 느낄 수 있음에,
이러한 자각을 느낄 수 있음에, 좋은 노래를 듣고 마음에 힘과 위로를 받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.


귀중한 하나의 계단을 넘어가는 듯 하고, 이 귀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, 포기하지 않고, 섬세하게, 그리고 에너지 써서 이끌어주신 서인님 감사합니다.


- 딥프린시플 2, 이화0님의 감사왓칭일기